현재 맥도널드의 점포는 전 세계에 약 4만개, 하루 방문객은 7,000만 명이라고 한다. 그 절반만 햄버거를 주문한다고 해도 하루에 3,500만 개의 햄버거가 팔리는 셈이다. 히트 상품이란 그런 것이다. 이름이 유명한 상품이 아니라, 실제로 엄청난 수량이 지속적으로 팔리는 경우가 바로 히트 상품이다.
유니클로에서는 현재 연간 4억 개 이상의 상품이 팔리고 있다. 대부분의 상품이 몇 십만개, 몇 백만 개 단위로 팔린다. 그중에서는 1,000만개 이상 팔리는 상품도 있다. 그런 경우 수요를 충당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이전에 유니클로의 플리스(가볍고 따뜻한 직물의 한 종류) 제품이 폭발적으로 팔릴 때 어떤 평론가가 이렇게 말했다.
"유니클로는 플리스 제품의 판매를 통제해야 한다. 그래야만 플리스가 장기적인 히트를 칠 수 있다."
물건을 사러온 손님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장사의 기본 중 기본인데, 눈앞에 손님이 있는데도 상품을 내놓지 않은 것은 장사가 아니다. 팔지 말고 창고에 두라니, 현장을 전혀 모르는 소리다. 어지간한 틈새 상품이 아닌 한 판매를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유니클로는 히트 상품을 만들기 위해 매일같이 업무에 공을 들인다. 개발 팀이 따로 있고, 타 부서의 직원들도 함께 개발을 고민한다. 상당히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세상에는 상품이 남아돈다. 상당수의 상품은 팔리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팔리는 물건이 있으니, 바로 확신을 갖고 파는 상품이다. "이걸 사세요, 정말 좋은 물건이에요." 그렇게 단언하고 기꺼이 상대방에게 추천할 수 있는 상품은 잘 팔린다.
반대로 판매자로부터가 '이건 좀 별로다'라고 느끼는 상품은 팔리지 않는다. 손님들은 예리하다. 자신의 돈을 상품과 교환해야 하므로, 그 물건이 돈에 걸맞은 가치가 있는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알아챈다. 그러므로 손님을 절대 속일 수 없다. 만약 그런 시도를 했다가는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가끔 히트 상품, 인기 브랜드를 만들려면 타사와 차별화되는 상품명, 포장, 홍보 전략을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으로 틀린 생각이다. 아무리 돈을 들여 홍보하고, 참신한 이름을 붙이고, 그럴듯한 포장으로 감싸도 그것을 구매한 소비자가 상품의 장점을 체감하지 못하면 히트할 수 없다. 하물며 브랜드는 말할 것도 없다.
히트 상품이란 아직 아무도 만들지 않은 상품, 그러면서도 사고 싶어지는 상품이다. 레이 크록이 만든 '맥도널드 햄버거'는 당시 다른 레스토랑의 햄버거보다 싸고 빨리 먹을 수 있는 데다 맛도 좋았다. 그래서 히트했다. 다른 레스토랑과 비슷한 품질과 가격이있다면 이만한 성장은 없었을 것이다. 홍보와 포장만 고민하지 말고 상품의 실체를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가 주목할 만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유망한 부지를 찾은 후에는 차로 직접 주변을 돌아다니고, 동네 술집이나 슈퍼마켓에 들어가 본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이 오가는 모습을 관찰한다. 맥도널드 부지를 찾는 일이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창의적 성취감을 선사하는 작업이다. 아무것도 없던 공터에서 1년에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이 생겨난다."
점포의 입지와 점포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위의 내용처럼 레이크록은 후보지를 되도록 직접 보러 다녔다. 그런 레이 크록의 모습은 무척 즐거워 보이기까지 하다.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가 35세였던 1984년 유니클로가 히로시마에 1호점을 냈다. 결과가 성공적이어서 곧바로 2호점을 내기로 했다. 2호점은 영화사 건물의 2층이었는데, 한 층 전체의 면적 300평(약990제곱미터) 가운데 150평(약496제곱미터)만 매장으로 쓸 수 있었다. 당시는 대규모 점포를 규제하는 법 때문에 큰 면적의 매장을 만드는 데 제한이 따랐다. 영화관 2층의 협소한 매장. 2호점은 대실패하고 말았다. 몇년을 애썼지만 적자가 계속되어 결국 철수했다. 그때의 실패로 야나이 다다시는 입지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유니클로는 예전부터 다이와하우스 공업에 점포 후보지를 물색하는 작업을 의뢰하고 있다. '유니클로'라는 이름을 전혀 모르는 지역이 많았던 시기에는 거리의 점포 주인들을 설득하려면 전문가가 필요했다. 사실 다이와하우스와 일하는 것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일을 계속하는 동안 신뢰가 쌓였고, 언제부턴가는 다이와하우스 내에 유니클로를 전담하는 부서도 생겼다. 그들과 협력한 유니클로는 단기간에 1,000억 엔(약 1조 850억 8,0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맥도널드 창업자 레이 크록은 어느 거래처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좋은 물건을 대주시는 것 외에는 스매건 씨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술을 사거나 식사를 대접할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혹시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면 맥도널드 가맹점주들에게 환원해주시면 됩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하고 있다 해도 거래처와는 항상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서로 너무 익숙해지면 곤란하고 사리사욕을 바라며 접근해서도 안 된다. 오로지 일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접대나 선물 따위는 필요 없다. 거래처와 함께 자신도 성장하면 되는 것이다.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는 경영자는 회사를 사유화하여 제멋대로 경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가게는 고객을 위해 존재하며, 점원과 함께 번영하고, 점주와 함께 망한다."
가게가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을 소중히 여기고 점원과 마음을 합하면 가게는 성장한다. 그렇지 않고 점주가 개인 욕심을 내세워 가게를 자기 것인 양 취급하면 그 사업은 망한다. 가족을 임원으로들이거나 사원을 심부름꾼처럼 부려서도 안 된다.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이걸 모르는 경영자가 많다. 회사가 망하는 것은 모두 경영자의 마음가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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