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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경제학이야기

거품 현상(bubble phenomenon)

by 발칙한상상가 2022.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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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현상(bubble phenomenon)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가격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을 말합니다. 즉, 전통 경제학 이론에서 전제한 바람직한 가치(가격)의 수준(공정 가치)을 넘어 한층 더 가격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거품이 발생하면 이윤을 남기려는 욕구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자산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왜 거품 현상이라는 말이 쓰일까요? 비누를 물에 녹이고 비누액에 빨대를 넣고 입김을 불어넣으면 뽀글뽀글 거품이 생깁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부풀어 오르면 갑자기 터져 버립니다. 터질 순간을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주식 시장 거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 가격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힘차게 상승하다가 어느 시점에 갑자기 폭발적인 기세로 가격이 급락해 버립니다. 그래서 거품이라고 합니다. 거품 현상은 개인의 삶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칩니다. 거품과 잘 어울릴 수 있으면 자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주변 사람들이 '앞으로는 틀림없이 주가가 오를 거야'라며 열광하는 상황에 휩쓸리면 고가에 주식을 매수하게 됩니다. 즉, 높은 가격에 편승하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거품이 꺼지면서(붕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다가 급락하는 거품 현상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는 시기와 금액을 분산하여 주식을 사고,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립니다. 주식을 고가로 매수하고 나면 손실에 대한 격정이 커지면서 이후 투자에 소극적이 되어 자산 형성의 기회를 놓치는 등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거품은 항상 어디에서든 일어납니다. 지금까지도 크든 작든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식(금융 자산) 가격이나, 부동산(실물 자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있어 왔습니다. 거품이 발생하는 데는 잉여 자금과 성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작용합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여 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면, 잉여 자금이 발생합니다. 그에 따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매수가 매수를 불러들이는 강세 심리가 늘어나고 가격이 더 오릅니다. 이것이 거품으로 이어집니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지 몇 년 사이에 몇 배로 상승한다면 거품이 부풀었을 수 있습니다. 1985년 초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는 11,000엔대였으나 1989년 말에는 38,915엔까지 상승했습니다. 이것이 거품 현상입니다. 당시, 일본 부동산과 주식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신화 같은 기대가 강했습니다. 가격이 상승하면 많은 사람이 믿게 되지만 그것이 항상 합당하지는 않습니다. 행동경제학의 한 분야인 행동 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우리의 마음에 주목합니다. 그 때문에 거품을 예외적인 현상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주식 가격은 우리의 기대나 생각에 영향을 받습니다. 투자자가 10명일 경우 공정하고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가격 수준도 10가지가 존재합니다. 행동 재무학은 일정 기간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책임과 군중 심리의 영향 등을 고려하여 거품 현상을 설명합니다. 전통 경제학은 이론적으로 도출되는 공정한 자산 수준이 있고, 일몰 일가의 법칙에 따라 한 물건의 가격은 하나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정 가치는 하나이기 때문에 그 수준을 웃도는 것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이기 때문에 거품은 있을 수 없는 예외 현상으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행동 재무학 이론을 바탕으로 생각하면 거품은 결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은 행동경제학의 핵심 이론으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익을 확보하고 싶어 하지만, 손실은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투자에서 가격이 오른 주식은 바로 팔아서 이익을 확보하지만, 가격이 떨어진 주식은 당장 팔면 손해가 확정되기 때문에 팔지 못하고 사후 개선을 바라며 계속 보유하는 편향입니다. 이렇듯 이익과 손해에 따라 우리 행동은 달라집니다. 손절매가 어려운 것은 오를 줄 알았기 때문에 샀다는 인지와 주가가 하락한 상황의 인지가 대립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금 있으면 올라간다'라고 생각하고 사후 개선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거품이 붕괴하면 인지 부조화를 줄일 틈도 없이 증시 폭락장이 투자자를 덮치고, 공황 상태에 빠진 투자자의 투매가 매도에 불을 붙이면서 주가가 폭락합니다. 가치 함수는 손해와 이익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가치 함수의 가로축은 상대적인 이익(주가가 얼마나 상승·하락하는가)을 나타냅니다. 세로축은 주관적인 가치를 나타냅니다. 원점은 준거점입니다. 이익이 발생하고, 가치도 플러스인 1 사분면에서도, 손실이 발생하고 가치도 마이너스인 3 사분면에서도 준거점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감소합니다. 이를 민감도 체감성이라고 합니다. 1 사분면과 3 사분면에서 그래프 모양을 살펴보면, 같은 수준의 손실과 이익이 발생했음에도 가치 변화의 세로축은 손실 쪽의 민감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익 증가보다 손실 증가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것이 손실 회피입니다. 1,000원 이익의 기쁨보다 1,000원 손해의 슬픔이 3~4배 더 크다고 합니다. 전망 이론 실험에서 이익 혹은 손실에 따라 위험을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익이 나는 경우, 우리는 위험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1,000원에서 산 것이 1,200원으로 상승해 200원의 평가 이익이 발생하면 이익 확정을 우선하여 가격 하락의 위험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반면에 가격이 800원으로 떨어져 손실이 발생하면 사후 개선을 바라는 위험 애호적(risk loving)이 됩니다. 이는 FX 마진(foreign exchange margin) 거래로 매매를 많이 하는데 생각보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로/달러, 달러/엔화 등이 이종통화를 거래하는 외환 시장은 원래 가격 변동이 격렬한(고위험·고수익) 시장입니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나면 이익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기 쉽지만, 예상외 환율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발하면 손절매가 어려워집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할 때, 자신의 결정이 옳다고 믿고 싶습니다. 주가가 오른다고 확신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하락했다면, 마음속에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와 주가가 하락에 대한 인식이 대립합니다. 이런 현상을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합니다. 우리 마음속에서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면 그것을 직시하지 않고 시장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자신에게 편한 변명이나 해석을 찾게 됩니다. 마음은 핑계를 잘 댑니다. 왜냐하면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하고, 그러면 자존심이 상하게 됩니다. 손실이 발생하면 가격 하락의 실패를 인정할 수 없다는 심리적 압박이 추가되고 그 때문에 10, 000원 이익보다는 같은 액수 손실이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상황을 적당히 해석하고 사후 개선을 기다리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결정가중치(decision weight)는 전망 이론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결정 가중치 그래프의 가로축은 객관적·통계적 확률입니다. 세로축은 주관적인 평가로 수정된 확률인 결정 가중치입니다. 기울기 45도 직선은 왜곡 없는 합리적 가중치입니다. 두 곡선을 보면 객관적으로 낮은 확률이 과대평가되고, 객관적으로 높은 확률이 과소평가되고 있습니다. 전망 이론에서는 결정 가중치가 비선형 S자형 곡선처럼 왜곡된다고 생각합니다. 손실과 이익의 경우로 나누어보면 손실이 나는 경우 낮은 확률에 대한 과대평가는 작고, 높은 확률에 대한 과소평가가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익이 나는 경우, 낮은 확률이 과대평가되고, 높은 확률에 대한 과소평가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주관에 따라서 확률에 무게를 더해서 평가하고 잇습니다. 2017년 가상 화폐 시장은 '거품은 어디선가 항상 일어나고 있다'를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2017년 초부터 말까지 가상 화폐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1,000 ~ 20,000여 달러까지 크게 상승했습니다. 단기간에 가치가 크게 오른 것은 비트코인의 유용성 외에, 가치 상승을 믿어 의심치 않고 어떻게든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결과 비트코인으로 수십억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2018년에 들어서자 비트코인의 가치는 급락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 수준에 대한 경계감 때문에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매물이 매도를 불러 가치가 급락한 측면이 커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례적인 수요 증가가 가치를 급등시키면서 거품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특히 비트코인처럼 공정 가치 산출이 매우 어려운 재화도 거품이 발생하고, 우리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투자의 철칙은 있습니다. 그것은 가격이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는 것입니다. 즉 주가가 급락하거나 거품이 붕괴할 때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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