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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경제학이야기

팬슈머(fansumer) 경제

by 발칙한상상가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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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투자 및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 브랜드를 키워내는 소비자를 일컫는 용어로, 팬(fan)과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이다. 팬슈머들은 생산 과정에 참여해 자신이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경험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소비에 뛰어든 이들은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지만 무조건적으로 지지만 하지 않고 비판, 간섭, 견제도 일삼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면,아이돌 연습생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면 팬들이 투표와 홍보 등의 지원을 통해 연습생을 정식 데뷔시키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팬덤 3.0의 신윤희 저자는 오늘날의 아이돌 팬덤은 과거처럼 무작정 동경하고 무한한 애정을 주는 '빠순이'들이 아닌, 거래하고 관리하는 애정의 팬덤이라고 요약했습니다. 그들은 프로듀스 101의 센터 출신 강다니엘의 솔로앨범이 나오자마자 46만 장이 넘게 구매해 주었을 뿐 아니라 일부 팬들은 일부 팬들은 그의 선한 이미지를 위해 컴백에 맞춰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팬슈머들이 맹목적으로 퍼주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애정을 쏟아부은 대상이 잘못했을 때 이들의 냉철한 지적은 차갑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강다니엘의 솔로앨범 퀼리티가 기대에 못 미치자 냉담한 비판과 함께 퀄리티 저하의 이유를 분석했고,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일부 팬슈머들은 팬클럽 탈퇴를 택했습니다. 그들은 일반 팬이 아니라 스스로를 프로듀서이자 홍보가로서 인식하고 있기에 아이돌이 그 수준의 퀄리티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지원해준만큼 쓴소리를 남기고 냉담하게 돌아섭니다. 

팬슈머가 발전한 아이돌산업이 주 배경 요인입니다. 한국의 대중문화 전성기 때의 핵심 멤버들인 X세대가(196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  양육형 팬덤 문화를 이끌고 있고, 경제력을 갖춘 이모나 고모뻘의 3040 팬들은 조직적이고 통 큰 지원을 하며 아이돌들을 움직인다. 과도한 스케줄에 시달리는 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확정된 콘서트를 취소시키는가 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힘들 것 같았던 여성주의 영화를 N차 관람 방법을 동원해 소소하나마 흥행으로 이끈다. 연대 의식이 강해진 팬클럽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이러한 경험은 비단 연예인이나 문화 상품에 대한 관심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산업이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참여와 투자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입니다.

기술적 기반으로서 모바일 및 소셜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의해 매개된 대중들은 관여, 즉 연결고리를 통해 사고하고 행동하며 브랜드와 기업, 나아가 사회와 관계를 맺습니다. '고객참여'에서 더 나아가 '고객충성도'로 풀이 될 수 있는 인게이지먼트는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친밀감, 영향력 등의 정도를 말합니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좋아요 버튼과 같은 '활성 반응'과 리그램이나 리트윗 등의 공유 그리고 댓글의 형태로 자신을 나타냅니다. 모바일은 언제든 올라타기만 하면 출발하는 기차처럼 쉽게 참여할 수 있고, 개인이 무리가 되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 기술의 발전이 더 많은 팬슈머들을 만들고 있는 것 입니다. 아무리 산업이 형성되고 기술이 뒷받침되더라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소비자 무리가 없다면 트랜드는 형성되기 어려울 것 입니다. 

팬슈머를 자산으로 만들려면 함께라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독일의 한 축구 선수가 비영리 구호단체와 연대하여 설립한 자선단체 비바 콘 아구아(Viva con Agua)는 개발도상국의 수질 및 식수 공급 개선을 위해 유리병에 담은 식수를 판매합니다. 페트병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유리병의 심플한 디자인을 강조하는 비바 콘 아우라는 브랜드의 공익적인 취지 덕분에 많은 지지를 받는 식수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설립자인 축구 선수의 소속팀인 FC 상 파울리도 매년 일정 수익을 이 단체로 기부하는데, 팬덤이 강한 상 파울리 팬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연고지인 함부르크 지역에서는 트랜디한 파티나 술집 및 식당들에서 이 브랜드의 물을 식수로 제공하는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속가능한 팬덤의 소유 여부가 기업의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팬슈머들의 이러한 자발성은 기업 운영의 큰 자산입니다. 고객을 거래 대상이 아닌 지지자이자 파트너로 만들기 위해서는 팬덤을 조직하고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한 정교한 로열티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구독하기, 댓글 달기, 공유하기, 방문하기, 구매하기 등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실천 방법들이 가공되면 초개인화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고, 팬슈머는 이제 여러 측면에서 기업의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마무리 하자면 연예도 마케팅도 정치도 그리고 비즈니스도 팬슈머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상생 관계에 있는 팬슈머의 바이미 신드롬을 동력 삼아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들도 '고객과 함께'로는 부족하고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팬슈머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정적인 지지와 참여에 손을 먼저 내밀고 구애를 해야합니다. 

fan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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