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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심리학이야기

공공재 게임(The public goods game)

by 발칙한상상가 202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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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 게임이라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네 명의 참가자로 진행되는 이 게임에서 네 명은 서로 모르는 사이이며 서로 다른 방에서 게임에 참가하게 됩니다. 모든 참가자에게 2만 원씩을 나누어 주고 그중 얼마를 사회 공공 기금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참가들에게는 각 개인이 투자한 금액을 모두 합해서 그 두 배를 참가자에게 다시 똑같이 나누어 주겠다고 말하였다. 만약 여러분이 이 게임의 참가자라고 한다면 여러분이 받은 2만 원 중에서 얼마를 사회 공공 기금에 투자할 것인가? 이 실험에서 만약 모든 참가자들이 공공재의 성격으로 받은 2만 원을 모두 다시 기부를 한다면 총합이 8만 원이 되고 이의 두 배를 다시 똑같이 나누어 주게 되면 참가자 모두가 4만 원씩을 가져가게 되는 최상의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어쩌면 공공재 게임은 모두가 협력하고 상호 호혜성을 추구한다면 모두가 가장 좋은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하는 정말 의미 있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재 게임이 항상 좋은 시사점만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공공재에서 받는 금액의 절반 정도는 사회 공공 기금에 기부를 했다고 한다. 반면에 위스콘신 대학의 실험에 의하면, 경제학을 배운 사람들의 기부율이 20%로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실제 이 실험에서는 공공재로 받은 전액을 다시 사회 공공기금으로 기부한 사람도 있었지만, 한 푼도 사회 공공기금으로 기부를 하지 않은 사람들도 17%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1번 참가자가 0원, 2번 참가자가 5,000원, 3번 참가자가 15,000원, 4번 참가자가 20,000원을 기부하였다고 가정을 하면, 총 기부 금액은 40,000원이 되게 됩니다. 그 두 배는 80,000원이 되며 이를 4 등분하여 20,000원씩 다시 똑같이 나누어주게 되면 최종적으로 한 푼도 기부를 하지 않은 1번 참가자는 40,000원을, 2번 참가자는 35,000원을, 3번 참가자는 25,000원을, 4번 참가자는 원래 금액과 같은 20,000원을 그대로 가져가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공공재를 가장 많이 기부한 사람이 가장 혜택이 적게 되는 반면에 전혀 기부를 하지 않은 무임승차자가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한편 이러한 무임 승차자에 대하여 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진행된 공공재 게임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보다 공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람들은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을 하고 있을 때는 사회적 증거의 원칙의 영향을 받아 그들 역시 기꺼이 협력을 하려 든다고 한다. 반대로 협력의 비율이 낮은 경우에는 이런 조건적 협력자들은 오히려 무임 승차자로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은 체면, 양심, 공정성 등과 같은 부분인데 우리는 종종 익명성이 보장되거나 집단을 이루게 되면 매우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이를 집단 이기주의 또는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이라고 한다. 여러분은 이러한 집단 이기주의 현상을 반대로 공동체의 이익을 중요시 여기는 행동으로 잘못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본인의 이익 극대화에만 신경을 쓰고 공공의 혜택을 받는 것에만 집중하는 정말 호모 이코노미쿠스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무임승차자가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오히려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도 이처럼 본인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거나 어떤 의무도 다하지 않으면서 공공재의 혜택만은 꼭 다 누리고 말겠다는 사람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처럼 맹목적으로 이기심만을 추구하는 사람들 또는 전적으로 호모 이코노미쿠스적인 인간들을 행동경제학에서는 합리적인 바보들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기적이기도 때로는 이타적이기도 한 것이 우리 인간들이지만 사실 공공재 게임은 우리 모두가 협력하면서 공정성을 추구하고 공동체 모두의 이익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모두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1968년 개릿 하딘이라는 생물학자는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인간의 개인주의적 사리사욕이 결국 공동체 전체를 파괴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개념입니다. 사람들은 내 것은 스스로 아끼며 오래 사용하려고 애쓰지만, 소유권이 분명치 않은 공공의 자원을 공동으로 사용할 때는 함부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공유지의 비극(Tragrdy of commons)'이란 이처럼 사람들이 모두에게 개방되어있는 공유지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되면 공유지가 수용 능력을 초과하여 오염되거나 황폐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주인 의식이 없는 개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는 전체의 몰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까이로는 학교 화장실의 휴지 사용, 물 사용, 책상의 낙서부터 지역의 공중화장실에서 공중전화까지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숨 쉬는 대기, 물, 바다, 산까지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파란 하늘보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대기에 너무도 익숙해지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새로운 표준이 되어버린 것도 어쩌면 우리가 공유지의 몰락을 실제로 목격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이익과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자원도 환경도 모두 고갈되고 황폐해집니다. 우리는 그보다 더 중요한 공동체의 이익과 공유 가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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