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커다란 두 흐름 중 하나가 세계화라면 또 하나는 지역주의입니다. 지역주의 흐름에 부합하는 지역적 경제 통합에는 크게 4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통합 강도가 가장 약한 형태가 자유무역협정(FTA)입니다.
FTA는 국가 간 무역 장벽, 특히 관세를 완화해 무역 자유화로 이뤄진 지역 경제 통합입니다. 최근에는 관세 철폐 외에도 서비스와 투자 자유화까지 포괄하는 추세이며 그 범위는 지식재산권, 정부 조달 등까지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FTA보다 통합 강도가 강한 '관세 동맹'은 가맹국 간 관세 철폐뿐만 아니라 비가맹국에도 공통적인 관세 정책을 취합니다. 통합 강도가 더 강한 '공동 시장'은 생산 요소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단계입니다. 통합 강도가 가장 강한 '완전 경제 통합'은 FTA, 관세동맹, 공동 시장의 내용을 모두 포함할 뿐만 아니라 초국가적 기구를 통해 가맹국 간 재정·금융 정책까지 상호 협조하는 단계입니다.
최근에는 FTA의 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어 상품의 관세 철폐 이외에도 서비스 및 추자 자유화까지 포괄하는 추세입니다. 그 밖에 협정의 범위가 지식재산권, 정부 조달, 정쟁 정책, 무역 구제 제도 등 정책의 조화 부문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제 통합의 경제적 효과
FTA 등 경제 통합의 경제적 효과로는 크게 '무역 창출 효과'와 '무역 전환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① 무역 창출 효과
무역 창출 효과는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돼 체결국 간 비교 우위에 따른 특화와 자원의 효율적 사용으로 교역량이 늘어나고 역내국의 후생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말합니다. 수입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면, 자유 무역 하에서 국내 수입 자동차 가격은 국제 가격과 같습니다. 그러나 수입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수입 자동차 가격은 부과된 관세만큼 높아집니다. 이때 FTA로 관세가 철폐되면 수입량이 증가합니다. 국내 자동차 가격이 하락하면 국내 생산자들은 생산을 줄이려고 하고 국내 소비자들은 소비를 늘립니다.
② 무역 전환 효과
무역 전환 효과는 특정 국가와 FTA를 맺으면 해당 국가 제품 가격이 낮아져 예전에는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던 것들을 FTA 체결 국가로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칠레와 FTA를 맺어 칠레산 와인이 크게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역내국 간 관세 철폐로 생산비가 낮은 역외국으로부터 수입하던 상품의 생산비가 더 높은 역내국으로 수입차가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부정적 효과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FTA의 딜레마 : 스파게티 접시 효과
FTA를 많은 나라와 체결하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FTA가 양국 교역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오히려 수출 기업에 부담이 되는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자그다시 바그와티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스파게티 접시 효과'라고 정의했습니다. 동시다발적 FTA 체결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용어입니다. 즉 많은 나라와 동시에 FTA를 맺게 되면, 마치 면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파게티 접시 속 국수가 가닥처럼 국가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절차, 표준 등을 확인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가게 돼, 거래비용 절감이라는 애초의 협정 체결 효과를 반감시키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결국 국가별로 서로 다른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기 힘들어져 관세 혜택을 포기하거나 규제 당국으로부터 엄청난 벌금을 받을 수도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표된 후 포드사는 멕시코 소재 자회사에서 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증명 서류를 구비하지 못해 5년간 관세를 소급 당해 4,100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낸 적이 있습니다. 현재 50여 개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가 더 이상 추가 협상에 매달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너무 많아진 FTA로 인해 오히려 무역하기 더 복잡하다는 자국 내 기업인들의 불만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딜레마 때문에 우루과이라운드나 도하 라운드 같은 다자간 무역 협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원산지 증명
한·EU FTA가 발효되면서 우리 기업들도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산이라는 원산지 증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원산지 증명 체계를 갖추려면 비용이 듭니다. 대기업은 이미 수십억 원을 투자해 원산지 증명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문제는 중소 협력 업체들입니다. 이들이 공급한 부품이 한국산이라는 것을 EU에 증명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 면제받은 모든 관세를 납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자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출 기업마다 수출 산은 몇 개로 한정돼 있는 데다 생산 품목은 더욱더 제한적이어서 가장 높은 원산지 기준 하나에 맞추면, 앞으로 체결될 FTA에도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우려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기업의 기원과 존재 이유
기업의 기원은 BC 3000년 메소포타미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에서 상거래를 했던 수메르인에게서 느슨한 형태의 기업 조직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단순 물물 교환 이상의 거래 관행이 있었으며 재산 보호를 위한 계약 제도도 존재했습니다. 누구에게 몇 마리의 양을 받았는지 영수증을 작성했고, 부동산 매매 계약서를 점토판에 써서 보관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증인과 공증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계약 불이행 시 보상 내용 등도 기록했는데 이른바 증권의 시초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경제 활동의 연결에 드는 거래 비용(Transaction Cost)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간헐적으로 만나 상거래를 하는 것보다 거래 당사자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내부화가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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