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과 원화값
원화값은 미국 달러나 일본 엔 등 외국 통화와 비교한 우리 화폐의 가치입니다. 달러당 원화값이 1,000원이라면 1달러와 1,000원이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달러당 원화값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변하면 1,000원을 주고 1달러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900원만 주면 1달러를 얻는 환경으로 변화했으므로 그만큼 원화 가치가 올라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원화 강세라고 합니다.
반대의 상황은 원화 약세라고 부릅니다.
원화값을 가리키는 용어로 환율이 있습니다. 환율은 900원, 1,000원 등 수치 자체를 언급하는 말입니다.
원화값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변하면 수치 자체는 떨어졌으므로 환율이 하락했다고 말합니다.
즉, 환율 하락은 원화값 상승과 동일한 표현입니다.
원화값 상승과 국가 경제
1) 원화값과 경상 수지
원화값이 상승하면 더 적은 돈으로 같은 가치의 달러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달러 구입 부담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하지만 원화값 상승은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원화 강세는 경상 수지와 기업 수지 악화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상황을 예로 설명하겠습니다.
『A기업은 1달러짜리 옷을 미국에 수출합니다. 원화값이 1,000원일 때는 옷 한 벌을 수출해 1,000원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1,000원에서 500원으로 올랐습니다.
원화값이 올라 이제는 1달러짜리 옷을 수출해도 500원밖에 벌지 못합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옷 가격은 그대로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만약 A기업의 생산 단가가 800원이라면 이 기업이 수출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옷 가격이 최소한 800원은 돼야 합니다. 하지만 원화값 상승으로 옷 가격이 500원으로 떨어지는 결과가 발생하면 이 기업은 수출로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A 기업은 원화값이 500원으로 오른 상황에서 예전처럼 옷 한 벌을 수출해 1,000원을 벌기 위해서는 2달러로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면 제품이 판매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A기업은 그나마 손해를 안 보기 위해 제품 가격을 1.6달러(원화값 환산 800원)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기존보다 0.6달러가 비싸졌기 때문에 제품 판매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수입 기업들은 유리해집니다. 1달러짜리 물건을 수입하기 위해 예전에 1,000원이 들었지만 지금은 500원만 있어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수입 기업은 같은 돈으로 수입을 최대 두 배까지 늘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하면 경상 수지가 악화됩니다.
2) 원화값과 기업 수익성
원화값이 비싸져 원화로 환산한 수출 단가가 하락하면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됩니다. A기업의 경우 수출 단가를 1.6달러로 올려 800원을 받으면 예전보다 수익이 200원 줄어듭니다. 기업 수익성의 악화는 국민 소득 감소로 이어집니다. 국민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가 침체되고 소비 침체는 기업 생산 의욕을 꺾어 투자 부진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원화 강세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3) 원화값과 물가
원화 강세가 경제에 항상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원화값 강세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달러당 원화값이 1,000원에서 500원으로 올라가면 그만큼 구매력이 상승해 수입 물품 가격도 그만큼 떨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국제 유가가 급등했지만 원화 강세로 인해 체감 유가가 그만큼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화 가치의 상승 요인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 변동은 국내의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의 결과입니다.
원화 가치 상승에 대한 주요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달러화의 수급
화폐도 일종의 자산인 만큼 수요 공급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됩니다. 국내 은행들은 대출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해외에서 막대한 단기 자금을 빌립니다. 은행들이 단기 차입을 통해 달러를 공급하면 시중에 달러화 공급이 크게 늘어납니다. 이 경우 달러화 공급이 늘면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원화값은 오릅니다.
2) 경상 수지 흑자
기업들의 수출 증가로 경상 수지가 흑자일 경우, 국내에 달러의 공급이 늘어납니다.
이 같은 상황은 상대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3) 기업들의 달러 매도
수출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하루라도 빨리 달러화를 내다 팔려합니다.
만약 현재 달러당 원화값이 1,000원인데 6개월 뒤 5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를 계속 갖고 있을 경우 5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를 계속 갖고 있을 경우 500원을 손해 보게 됩니다.
이에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내다 팔려고 합니다.
결국 시장에 필요 이상의 달러 매물이 나오면서 달러값은 떨어지고 원화값은 올라가게 됩니다.
4) 달러화 가치 약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경기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합니다.
이는 결국 전 세계에 엄청난 규모의 달러 공급을 초래했습니다.
이로 인해 달러화 가치 하락이 심해져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더욱 고평가됩니다.
환율 변동과 정부 개입
환율 변동이 심상치 않을 경우 정부는 외환 시장 개입에 대해 논의합니다. 일반적으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 정부가 외환 시장에 개입하는데 소위 '시장 실패'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외환 당국은 투기 세력이 시장을 교란해 가격 결정 과정에 혼선을 줄 때 이에 막아주는 역할은 합니다. 외환 당국은 가지고 있는 미국 달러를 비롯한 보유 외환을 시장에서 사고파는 방식으로 환율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합니다. 이것을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고는 22년 1월 기준 외환보유액이 4615억3000만달러 입니다.
외환 당국에서 시장 개입에 나서겠다고 언급하면 외환 시장이 이에 반응해 균형을 찾아 움직이게 됩니다.
투기 세력이 섣불리 정부와 맞섰다가는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달러화 공급이 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원화값은 오르게 됩니다.
이것을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구두 개입만으로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외환 당국은 말만 하고 실제 개입까지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엄포에 그친다는 것을 알기에 외환 당국도 이를 자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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