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game theory)이라는 용어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게임이론을 아주 간단히 정의하면 게임 상황을 활용해 인간의 선택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게임이란 무엇을 정의하는지 알아봅시다.
게임이란 두 명 이상의 참여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결과를 자기 마음대로 결정
수 없는 전략적 상황을 의미합니다. 즉 게임 참여자가 게임의 결과를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것인데, 사실 우리는 아는 거의 모든 게임이 게임이론에서 말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보드게임, 오락실 게임, 카지노 게임,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온라인 게임까지 모두 게임에 해당합니다.
이 모든 게임에서는 게임 참여자가 게임의 결과를 자기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입니다.
게임이론이란 이러한 전략적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게임 상황에서 게임 참여자들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체계를 제공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게임이론이란 게임 참여자들의 전략적 선택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게임이론은 원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탄생했습니다. 즉 게임이론은 인간의 경제적 선택을 설명하기 위해 탄생한 학문입니다. 1940년대 게임이론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폰 노이만과 모겐스턴의 연구를 거치면서 게임이론은 비로소 독립 학문으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게임이론의 탄생이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게임이론은 초기에 주로 경제적 문제를 설명하는 데 활용됐으나 지금은 정치, 사회, 심리, 경영, 외교, 전쟁 등의 분야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게 됐습니다.
모든 게임은 전제가 있습니다. 게임의 전제는 게임이 확실성 하에서 진행되는지, 아니면 불확실성 아래에서 진행되는지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게임이론에서는 게임의 전제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데 그 이유는 게임의 전제에 따라 각 게임 참여자의 전략적 선택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게임의 결과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용의자의 딜레마 게임이라는 게 있는데, 혹자는 수인의 딜레마 게임 또는 형사피고인의 딜레마 게임이라고도 부릅니다.
아마 어디선가 들어봤을 겁니다, 용의자의 딜레마 게임은 1950년에 프린스턴대학교 수학과 교수인 앨버트 터커가 처음 고안했다고 합니다. 용의자의 딜레마 게임은 아마도 게임이론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두 용의자가 함께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체포됐는데,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도록 다른 감방에 수감돼 검사의 취조를 받고 있습니다.
담당 검사는 두 용의자가 함께 범죄를 저지른 것은 확신하고 있으나 확실한 증거가 없어 두 용의자 모두에게 자백하기를 각각 권고하면서, 만약 둘 다 자백을 하지 않으면 이 범죄보다는 형이 가벼운 범죄를 적용하고(징역 1년), 만약 한쪽은 자백하고 다른 한쪽은 자백하지 않는다면 자백한 용의자는 정직성에 대한 대가로 무죄 방면(징역 0년)을 해주겠지만, 자백하지 않은 용의자에게는 법정 최고형(징역 10년)을 구형할 것이며, 만약 둘 다 자백하면 징역 8년을 구형할 것이라는 제안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용의자의 딜레마라고 합니다.
1) 둘 다 자백을 하지 않으면 징역 1년
2) 한쪽은 자백하고, 다른 한쪽은 자백 하지 않으면, 자백한 용의자 정직성 따라 징역 0년
3) 둘 다 자백을 하면 징역 8년
용의자의 딜레마 게임에서의 균형은 두 명의 용의자가 모두 자백을 하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아래 내용을 가지고 설명해 드립니다. 용의자 1 입장에서 볼 대 용의자 2가 부인한다고 가정한다면 용의자 1은 자백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용의자 2가 부인한다고 가정할 때 만약 용의자 1도 부인을 한다면 용의자 1은 1년 징역을 구형받고, 만약 용의자 1의 자백한다면 용의자 1은 무죄로 방면되기 때문입니다. (1년 징역보다는 무죄 방면이 낫겠죠) 또한 용의자1의 입장에서 볼 때 용의자 2가 자백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용의자 1은 자백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용의자 2가 자백한다고 가정할 때, 만약 용의자 1도 자백한다면 용의자 1은 징역 8년을 구형받고, 만약 용의자 1이 부인을 한다면 용의자 1은 징역 10년을 구형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용의자1의 우월 전략은 자백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용의자 2의 입장에서도 자백하는 것이 우월 선택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명의 용의자 모두 각자의 우월전략인 자백을 선택하게 되고, 따라서 용의자 딜레마 게임의 균형은 우월 전략균형이 되어 두 명의 용의자 모두 8년 징역형을 구형받게 됩니다. 혹시라도 이해가 잘 안되시면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생기게 됩니다. 두 명의 용의자는 각자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자백)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요? 두 명의 용의자 모두 징역 8년이 구형됐습니다.
만약 두 명의 용의자 모두 범행을 부인했다면 둘 다 징역 1년을 구형받았을 겁니다.
용의자들 입장에서는 징역 8년보다는 징역 1년을 구형받는 게 더 유리한 결과입니다.
용의자들 입장에서는 각자에게 가장 유리한 합리적 선택(자백)했지만, 합리적 선택의 결과는 비합리적 선택(부인)의 결과보다 훨씬 더 좋지 않습니다. 합리적 선택이 오히려 비합리적 결과(최선이 아닌 결과)를 유발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게임의 결과가 행동경제학에 주는 시사점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인간의 합리적 선택이 반드시 가장 좋은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즉 게임이론에서는 게임 참여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반드시 가장 바람직한 게임의 균형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비합리적 선택을 한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때로는 비합리적 선택이 합리적 선택보다 더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이 바로 행동경제학과 게임이론이 만나는 교착점입니다. 용의자의 딜레마 게임에서 비합리적 선택은 부인을 하는 것이고, 비합리적 선택의 결과가 합리적 선택(자백)의 결과보다 용의자들에게 더 유리한 결과를 발생시킵니다. 이러한 결과는 비합리적인 선택의 결과가 합리적 선택의 결과보다 더 낳을 수 있다는 행동경제학의 주장을 지지해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두 번째, 용의자의 딜레마 게임에서 용의자들이 자신들에게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둘 다 자백이 아닌 부인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할 경우에 용의자들은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합리적 선택이 아닌 비합리적 선택을 하게 될까? 행동경제학과 게임이론 간 관련성을 논할 때,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비합리적 선택 이면에 존재하는 인간의 심리에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신뢰라는 인간의 심리적 요인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신뢰란 다른 사람의 의도나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에 기반해 자신이 손실을 볼 가능성을 수용하려는 의도로 구성된 심리적 상태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의도나 구성된 심리적 상태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의도나 행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자신에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조차도 수용하려는 심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 정의하면 자신의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다른 사람을 믿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뢰는 이타주의에 기반한 심리 상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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