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의류 및 액세서리 도매 업체 '라이프 이즈 굿(Life is Good)'의 창업자인 버트 제이콥스는 이야기가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꿔놓는 힘을 가졌는지 잘 보여준다. 버트 제이콥스가 연설하는 모습을 봤을 때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과 열정,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제이콥스와 그의 다섯 형제자매들은 메사추세츠주의 중하위층 가정에서 자랐다. 그가 살던 집은 좁았고 난장판이었다. 가진 것은 적었지만 그의 부모님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즉 친구와 가족, 웃음, 사랑에 대해 늘 가르치곤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콥스의 가족에게 큰 시련이 닥치고 만다.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아버지가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팔을 쓸 수 없게 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가정 형편이 더 기울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감정 기복이 심해졌고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가족들이 사고의 어두운 그림자에 짓눌리도록 놔주지 않겠다고 결심한 제이콥스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항상 삶의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그녀는 매일 저녁식사 때마다 아이들의 기분을 바꿔주기 위해 이렇게 말하곤 했다. "오늘 있었던 기분 좋은 일에 대해 말해주렴." 그러면 아이들은 각자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곤 했다. 그러면 식탁을 둘러싼 우울했던 기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결국 가족들은 모두 함께 큰소리로 웃으며 식사를 했다. 일상 속에서 낙관적인 마음을 불어넣는 이 작은 행동은 그 후 몇 년간 그에게 큰 도움을 준 교훈이 됐다. 대학을 졸업한 제이콥스와 형제들은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양한 일자리를 선택했다. 그중 한 명은 교사가 되어 캘리포니아로 향했고, 다른 한 사람은 스키 강사가 되어 콜로라도로 갔다. 그들은 서로를 방문하던 여행길에서 어느 날 함께 사업을 해보자는 결정을 내린다. 그들은 각자 가진 기술을 합쳐보기로 했다. 한 명은 그래픽 디자인에 능했고 다른 한 명은 말을 아주 잘했다. 그렇게 그들은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돌아와 중고차 매매를 하는 다른 형제에게서 밴을 구입해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저축해 놓은 돈 160달러를 전부 투자해 처음으로 티셔츠 세트를 구입했다. 그 후 5년간 그들은 미국 동부를 오르내리며 축제 현장이나 대학교에서 티셔츠를 판매했고, 어디든 가서 돈을 벌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코 많은 돈을 벌지 못했다. 오히려 공과금을 내기 위해 현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파트타임 교사로 일했고 때로는 호텔비를 아끼려고 대학 기숙사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돈은 별로 없었지만 그들은 항상 삶을 긍정적으로 보고자 노력했고 멋진 대화를 나눴다. 그러던 어느 날 축제 현장에서 티셔츠를 팔고 돌아오던 중 부정적인 소식만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며 사람들의 공포를 먹잇감으로 삼는 뉴스들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제이콥스와 동생은 그들의 삶에 일어난 좋은 일에 대해 항상 물어보곤 했던 어머니에 대한 추억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들의 사업을 통해 삶에 낙관주의를 더하는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보스턴에 있는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새로운 티셔츠 개발을 위해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맥주를 통째로 사 와서 함께 마신 다음 각자 아이디어를 아파트 벽에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었다. 그들은 친구들에게 삶에 낙관주의를 더하는 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말해주고 그 과제에 덤벼보자고 제안했다. 그날 밤 벽에는 멋진 캐릭터와 문장이 많이 그려졌고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작품은 선글라스를 끼고 베레모를 쓴 채 웃고 있는 얼굴 모양의 캐릭터였다. 그 옆에는 "이 사람은 다 알고 있지"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제이콥스도 친구들도 그 캐릭터가 무척 맘에 들었다. 파티가 끝나자 스케치 작업을 하고 제이콥스는 단순한 세 단어로 이루어진 '라이프 이즈 굿(Life is good)이라는 문장을 생각해 냈다. 그들은 수중에 남아 있던 돈 78달러를 털어 48벌의 티셔츠를 만들었다. 그리고 보스턴 시내로 나가 45분 동안 더 많은 돈을 번 것이다. 그 순간 그들은 자신들이 셔츠에 들어간 슬로건과 그림만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큰 무엇인가를 만들어냈음을 깨달았다. 그들에게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심어준 낙관주의 정신을 담은 이야기 말이다. 그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좋은 것들에 대한 낙관적 관점을 대변하는 이상향이었다. 그 이야기를 세 단어의 슬로건과 선글라스를 쓴 유쾌한 캐릭터에 담은 덕분에 그들은 5년 동안 밴에 살면서 돈도 벌지 못하던 두 남자에서 하룻밤 사이에 삶을 바꿔놓은 사람들이 됐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낙관주의 슬로건은 말 그대로 그날 그들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제이콥스와 그의 동생은 계속해서 이 이야기와 그들의 비전을 발전시켰고 이를 30개국, 4,500개의 소매점을 보유한 몇 억 달러 가치의 회사로 바꿔놓았다. 지금은 어디를 가든 그들이 만드는 모든 제품에 '라이프 이즈 굿'이라는 문장과 웃는 얼굴을 한 그들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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