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수명은 길어야 5 ~ 10년입니다.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것인지, 어떻게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할 것인지 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연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더십은 잡스식 독재도 있지만 래플리나 미야사카 식 자율 분산형 리더십이 있고, 기업문화는 사우스웨스트 항공 식 유머와 신입 채용에 따른 변화를 마다하지 않는 기업문화, 실행 방법론으로 대기업에서 신규사업을 시작하는 고빈다라잔식 망각, 차용, 학습이나 벤처에서 노력과 시간, 자금을 허투루 쓰지 않는 리스 식 린스타트업, 인재 육선면에서 크리스텐슨 식의 발견력 훈련이나 실리콘벨리를 기반으로 한 d·스쿨과 Y콤비네이터 방식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벤처 설립, 신규사업 육성에 관한 것으로 기존 사업 자체의 변혁을 논하는 데는 한정되어 있다. 이는 분명 바라지만 좀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서 그럴 것이다. 고빈다라잔식으로 말하자면 기존 사업은 기존 사업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GE의 CEO 제프리 이멜트는 리셋이라 선언하고 지금까지의 사업 포트폴로리오를 크게 수정하는 동시에 그 길이 매우 험난함에도 사업 자체의 변혁을 추진하고 있다. 단 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성공했다고 해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쟁 우위의 지속기간은 10년도 채 안 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2009년 보고는 그 비정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애써 비즈니스 모델에 혁신을 일으켜도 10년쯤 지나면 업계 평균 실적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5년까지는 큰 차이가 났었는데 말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을 적어도 5 ~ 10년에 한 번씩은 계속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한 업계에서 비슷한 회사는 2, 3개씩 필요 없으나 비즈니스 모델은 한 업계에서 몇 개나 공존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지켜본 스마트폰도 의류도 전자상거래도 그러했다. 구글을 오랜 세월 이끌어온 에릭 슈밋은 말한다. 인터넷 세계를 제로섬 게임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각자의 방식을 구사하는 여러 승자가 존재할 수 있다. 애플은 구글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페이스북도 새로운 종류의 정보로 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정답은 하나가 아닌 것이다. 미국 시애틀은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성장한 도시였다. 그 본사가 시카고로 이전한 지금도 시애틀 및 그 근교에는 스타벅스, 털리스, 코스트코, 닌텐도 아메리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본사가 있어 벤처 및 IT계 기업의 핵심도시가 되었다. 2009년 말 그 시애틀에 회원재 반짝 세일 사이트 쥴리가 탄생했다.
회원제 반짝 세일 사이트인 쥴리 판매 방식은 아래 표와 같다.
쥴리(Zulily) | 아마존(Amazon) | ||
고객 | 출산 전후의 여성 회원제 운영 | 미국 내 영세 의류브랜드 | 누구나 |
제공가치 | 귀여운 옷 위주의 틈새상품 저럼하게 세일, 매장과 상품은 매일 바뀜 | 저렴하게 판매해도 일반에게는 알리지 않는 확실한 판로 구축 | 다품종 직판 신속한 배송 |
수익구조 | 수주·수금하고 나서 제조업체에 발주, 재고는 6일치 | 롱테일 제품을 자사 매입 재고 30일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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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능력 | 오하이오의 배송센터 경유 | 미국 전역에 배송센터 |
고객은 출산 전후의 외출하기 힘든 여성에게 특화, 회원제로 운영하며 상품정보가 검색 사이트에 나오지 않는다. 상품 대부분 미국 영세 의류 브랜드로 귀여운 옷 위주이며, 매장은 매일 바뀐다. 각각 3일간 기간 한정 특가 세일을 한다. 장소와 브랜드는 아침 9시에 일제히 사이트에 올라온다. 수금 및 배송은 수주하고 결제가 끝나면 브랜드 측에 발주한다. 각 브랜드의 상품은 오하이오 주의 배송센터를 통해 고객에게 배송된다. 실질적으로 선불제인 데다 배송도 빠르지 않지만 다 팔리면 판매가 종료되는 반짝 세일 전략에 미국 전역의 여성들이 달려들었다. 정보가 외부에 새는 일도 거의 없어서 제조업체 측도 세일에 적극적이다. 쥴리는 순식간에 매출을 2,000만 달러 → 1억 4,000만 달러 → 3억 3,000만 달러 → 7억 달러로 늘리더니 2013년 11월에 상장했다. 벌써 4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낳았다. 아마존의 그늘에 있지만 아마존과는 전혀 다른 B2C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모델로 떠올랐다. 일본 홈센터 업계에서의 찾은 비즈니스 모델 정답들은 일본 내 4조 엔 시장(4,500개 점포)인 일본 홈센터(일용잡화와 주택건설자재에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 업계에서도 다양한 정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코메리다. 경쟁사가 점포의 대형화에 따라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더 많은 상품 구비에 매진하는 데 반해 코메리는 상품 카테고리를 2가지로 좁히고, 소형점포를 조사하여 농촌과 농가에 가장 필요한 니즈를 파악했다. 그리고 그러한 소형점포 수십 곳을 거대 유통센터로 묶어서 상권인구 1만 명이라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한 유통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코메리는 낮은 비용으로 유통센터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편의점과 비교하면 한 점포당 크기는 5배이고 매출은 80%에 이른다. 코메리의 창업자이자 CEO 사사게 겐이치는 말한다. H&G를 설립하자 유통 컨설턴트들은 모두 왜 한 거냐,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철물은 회전율이 낮고 화병 등 원예품은 손이 많이 간다. 대형점을 출점할 때는 점포 면적이 999평방미터로 법률의 제한을 받게 되는데 그런 작은 점포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원이 땀을 흘리며 노력한 끝에 새로운 업태를 만들었다. 그것이 H&G다. 요즘 농촌에 들어오려는 기업은 소수다, 하지만 코메리는 그걸로 만족한다. 우리는 일각을 비추는 기업인 셈이다. 코메리는 동종업계가 상대하지 않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그것을 채산에 맞추었다. 시장 자체를 창조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마존의 베조스는 사람들이 물어도 경쟁사의 이름을 절대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것은 그가 내건 고객 중심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미디어에 경쟁을 벌이는 타사의 이름을 입에 올린다. 이것은 그 회사가 경쟁상대를 중심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명확한 징후다. 경쟁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것이 성공하면 신속하게 따라 한다. 이 전략은 어떤 의미에서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는 것은 고객이 아니라 경쟁상대가 중심에 있다는 뜻이다. 베조스가 목표로 하는 것은 경쟁사를 타파하는 것도 흉내 내는 것도 아니다. 고객을 기점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조하고, 새로운 운영방식을 발명하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아마존 웹서비스도 전자서적과 킨들 단말기도 무료배송 서비스도 그래서 탄생한 것이다. 구글은 경쟁주의를 비판했고 다음과 같은 선언과 함께 자신만의 비즈니스 혁신을 만들어 냈다. 많은 회사의 경영 방식은 틀렸다. 날마다 회사에 와서 한다는 일이 자신들과 비슷한 업무를 하는 회사를 따돌리는 것뿐이라면 과연 일이 재미가 있고 능률이 생길까?, 미디어는 우리가 운동경기처럼 서로 경쟁한다고 써 갈긴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 혁신이 탄생한 예는 거의 없다. 따라서 우리 일에서 중요한 것은 개선이 아니라 높이 비약하도록 일에 임하는 것이다. 지메일도 그랬다. 검색 서비스 기업에 불과했던 우리들에게는 웹메일을 만든 것만으로도 비약이었으나 결국 타사의 백배나 되는 무료 보존용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개선이 목표인 기업이었다면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지속적 경쟁 우위로 이어지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는 결과론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본질적으로는 경쟁사에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그리고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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