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이름의 프레임워크는 우리 개개인에게 엄청난 사고의 확장을 요구한다. 각각의 수준에서 폭넓게 파악할 것(타깃 고객 → 이해관계자 등), 각 수준의 요소를 다양하게 조합해볼 것, 비즈니스 모델을 하향식이나 상향식이 아닌 나선형으로 구축할 것 그런 까닭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하려면 유연하고 발상력이 풍부한 개인이 필요하다. 동시에 한 사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작업은 아니다. 그런 탁월한 개인이 팀 안에서 협업하지 못하면 이 작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협업을 통해 사고 작업을 하려면 그 기반이 되는 방법론이 팀 내에서 공유되는 것이 필수다.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하는 방법론을 정리한 책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다. 이 책은 전 세계에서 65만 부가 팔렸다. 하지만 플랜을 바르게 세우는 것도 이를 실행하는 것도 역시 인재가 기본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여러 영역에서 근본적 변혁을 기획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인재는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육성되는 것일까? 2009년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팀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이노베이터 DNA를 발표했다. 이 책에서 크리스텐슨은 위대한 혁신가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후천적으로 길러서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때까지는 훌륭한 창업가와 보통 사람을 분별할 수 없다가 상식이었다. 어떤 설문조사를 해도 의미가 있는 차이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크리스텐슨 팀은 수고와 돈을 들여 대규모 조사를 실시하여 그 벽을 깨트렸다. 그들은 평범한 창업가와 혁신적인 창업가를 나누고 다음과 같이 철저히 조사했다. 혁신적인 기업을 설립한 혹은 신제품을 개발한 3,5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조사하였고 마이클 델, 제프 베조스 등 혁신적인 저명한 기업가 25명의 일상 습관을 조사 그리고 이를 통해 창조성이 넘치는 비즈니스 리더의 특징으로 5가지의 발견력을 찾아냈다. 1) 관련짓는 힘은 다른 분야에서 일어난 얼핏 관계가 없이 보이는 의문과 문제, 아이디어를 연결시키는 힘 2) 질문력은 전제를 뒤집거나, 정반대의 방향에서 치고 들어감으로써 사물의 탐구로 이어지는 질문을 하는 힘 3) 관찰력은 일반적인 현상과 잠재고객의 행동을 자세히 조사하여 비범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힘 4) 실험력은 학습을 위해서는 실패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상호작용적인 실험을 설계하여 예상외의 반응을 일으키는 힘 5) 네트워크의 힘은 지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자신과는 다른 아이디어와 시점을 가진 사람과 만나는 힘이다. 그리고 관련짓는 힘이 새로운 통찰을 낳는 근간이 된다고 했다. DNA라는 단어 때문에 타고난 자질로 느낄 수 있으나 크리스텐슨 팀은 이러한 능력에 대해 실천을 통해 개발 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혁신적 조직을 다음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인재는 발견력이 우수한 리더 아래에서 발견력이 우수한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활용하고, 프로세스는 발견력(질문, 관찰, 실험, 네트워킹)이 촉진되고 발견력이 높은 인재가 채용·평가되는 프로세스 구축이다. 철학은 전원이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질 수 있게 심리적으로 안전한 장소를 만들고 소수 팀으로 운영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발견력이 우수한 리더다. 그런 리더 밑에서 혁신의 힘은 마치 DNA처럼 조직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해도 여전히 추상적이다. 방향성과 유용한 노하우는 있어도 인재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만큼의 구체성은 없다. 이 무렵 본고장 미국 서해안에서는 이러한 인재의 육성이 이미 본격화되고 있었다. 바로 d·스쿨과 Y콤비네이터다. 디자인 사고의 창시자이자 아이디오(IDEO)의 창업자 데이비드 켈리는 젊은 인재의 교육에서 미래를 찾았다. 그는 아이디오에서 기업 컨설팅을 계속하면서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d·스쿨의 설립을 지원했다. 정식 명칭은 하소 플래트너 디자인 연구소(Hasso Plattner 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다. 3,500만 달러를 기부한 SPA의 공동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핵심은 디자인에 있다. 캘리는 미국의 비즈니스 교육(MBA 등)을 혐오했다. 그래서 MBA 졸업생을 이론만 앞서서 손발은 움직이지도 않고 비판만 하는 인재라고 여겨 아이디오에서 오랫동안 채용조차 하지 않았다. d·스쿨의 d는 디자인의 d지만, 소문자 d에는 대문자 B(미국에서 MBA는 B스쿨로 통한다)에 반대한다는 뜻도 포함된다. d·스쿨은 디자인 사고에 대해 가르칠 때 일단 작은 주제부터 시작한다. 라면 먹는 방법에 대한 재고, 마술사의 작업개선 같은 식으로 말이다. 창조하고 궁리하고 사용자에게 몇 번이나 시제품을 써보게 한다. 그리고 완성될 때까지 필요한 만큼 이 사이클을 반복하자라고 d·스쿨은 학생들에게 다그친다. 학생들은 차츰 큰 사회적 주제에 도전하며 발사대라 불리는 마지막 수업으로 10주 동안 실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 2010년 학생 2명이 손잡고 만든 뉴스 발송 애플리케이션인 펄스(Pulse)는 수업 5주째에 출시되어 곧바로 인기를 끌었다. 두 사람은 스탠퍼드대학교의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조직인 스타트 X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설립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 도중에 펄스를 극찬한 것도 한몫하여 이용자 수는 1년 만에 500만 명에 달했다. 2013년 4월 링크드인이 두 사람의 회사를 9,000만 달러에 매수한다. 이용자 수는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창업자 중 한 명인 악쉐이 코타리가 2008년 처음으로 라면 먹는 방법에 대한 재고를 생각하지 시작하고 5년이 지났다. 그는 이제 자기 자신의 변화에 놀라고 있다. 디스쿨에 오기 전에는 틈만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새로운 웹사이트와 휴대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만 생각했다. 디자인 사고 프로세스는 공감 이해(Empathy) → 문제정의(Define) → 아이디어(Idea) → 시작(Prototype) → 테스트(Test) 단계이다. d·스쿨과 마찬가지로 2005년에 설립된 Y콤비네이터는 d·스쿨이 하는 일에 기획지원, 투자, 인맥까지 더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창업팀은 실리콘밸리로 이주하여 3개월 동안 합숙하면서 사업계획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시제품을 만들어낸다. Y콤비네이터가 각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액수는 소액이지만 대신 창업팀이 일반적인 벤처캐피털과 엔젤 투자가들로부터 최초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준다. 이미 수백 팀이 그 문을 통과하여 스토리지 온라인 운영 서비스 드롭박스와 같은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다. 드롭박스 자체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갓 출시된 아마존 웹서비스를 사용한 점은 현명했으나 덕분에 스토리지 온라인 운영 서비스가 누구나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프리미엄 모델에 폴더 백업 형으로 드롭박스는 그와 유사한 서비스가 이미 수십 개 있는 레드오션에 가장 뒤늦게 합류한 아이디어였다. 드롭박스의 창업자는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학생 시절 창업경험도 있는 드류 휴스턴이다. 친구가 Y콤비네이터를 통해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을 보고 그렇다면 나도 하고 뛰어들었다. 휴스턴은 Y콤비네이터의 가치를 3가지로 꼽았다. 1) 수법은 많은 우수한 엔지니어가 기업을 설립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고생한 일회는 보도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것을 Y콤비네이터에서 배울 수 있다. 2) 같은 시기에 창업하려는 친구가 잔뜩 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힘든 시간을 극복할 수 있고, 수개월 만에 먼저 창업한 선배에게 경험담도 들을 수 있다. 3) 투자가는 데모 데이(Demo Day)에는 많은 투자가가 모인다. 계획을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투자가끼리 경쟁을 붙일 수도 있다. 지금도 경험도 연줄도 없는 상태에서 실리콘벨리에 진입하는 것은 힘들다. Y콤비네이터는 그 어려운 최초의 시작을 도와주는 완벽한 존재인 셈이다. 결국 대부분의 벤처캐피털리스트는 휴스턴의 아이디어와 플랜을 혁신적이지 않다고 지지하지 않았으나 Y콤비네이터와 세쿼이아 캐피털은 그의 기술력을 평가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소비자용 스토리지 온라인 운영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후발주자라도 상품력이 우수하면 승리한다. 휴스턴에게는 그것을 실현할 탁월한 재능이 있다. Y콤비네이터와 세쿼이아는 그렇게 판단하고 휴스턴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어주었다. Y콤비네이터는 꿈을 실현하는 것만 후원하는 장소는 아니다. 실패할 거면 빨리 하라는 장소이기도 하다. 젤리피시 아트와 알렉스 앤돈은 킥스타터의 해파리 전용 탁상 수조 프로젝트에서 성공을 거두었을 때 문득 생각했다. 해파리가 이 정도로 인기인데 다른 생물을 팔면 반응이 더 좋지 않을까? 안돈은 곧바로 Y콤비네이터에 응모하여 콘테스트에 합격했다. 애완동물 업계의 아마존이 콘셉트였다. 하지만 Y콤비네이터에서 검토하는 사이 그것이 별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생물의 통신판매는 리스크가 높고 마진이 적다. 애완동물 업계라고 해도 대부분은 개와 고양이 시장으로 그 이외에는 틈새시장이다. 결국 그는 개의 사육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매칭 사이트를 시험 삼아 운영해보았으나 기존 사업(해파리용 수조)과 아무런 시너지 효과도 일어나지 않자 고민 끝에 포기를 선언했다. 우리는 해파리와 함께 살기로 했다. 이 또한 Y콤비네이터의 가치다. 친구와 함께 노하우를 배우고 고심해서 계획을 세우고, 투자가의 평가를 받고, 아니다 싶으면 일찌감치 포기한다. 그리고 다음 도전에 나서면 되는 것이다. 고속 시행착오야말로 이노베이션의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실현하는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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