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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심리학이야기

행동과 두뇌 발달의 관계

by 발칙한상상가 202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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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에게 책을 묵독하게 한 다음 뇌 상태를 관찰해 보니 좌우뇌의 전전두엽 부분이 광범위하게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전전두엽은 감정과 판단, 예상이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 등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데 직접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책을 읽는 행위는 책에 담긴 지식을 얻게 하면서 뇌 기능도 향상한다. 그리고 묵독에 이어 음독을 시켜보았다. 즉 문장을 소리 내어 읽으라고 했다. 그러자 뇌는 더욱 광범위하게 활성화되었다. 이 실험을 한 사람은 도호쿠대학의 가와사마 류타 교수이다. 그가 한 말을 이야기하면 '오랜 세월 동안 뇌 기능을 연구해 왔는데, 음독을 할 때만큼 뇌 영역이 골고루 활성화된 예가 없었다. 인간의 뇌를 가장 활성시키는 행동은 아마도 음독이 아닌가 싶다.' 음독은 하루에 10분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다만 장기간 계속해야 한다. 어떤 내용의 책을 읽든 상관없지만 싫증 내지 않고 뇌를 다양한 각도로 자극하기 위해서라도 날마다 다른 내용의 책을 읽은 편이 낫다. 가와시마 교수는 조간신문을 10분 동안 음독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권한다. 그러면 틀림없이 좋은 효과를 얻을 것이다. 나도 좀 더 일찍 일어나거나 아무 때든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조간신문을 소리 내어 읽고 있다. 글 쓰는 일도 뇌의 전 영역을 골고루 자극한다. 다만 컴퓨터의 키보드를 두드리기보다는 연필이나 펜을 손에 쥐고 종이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쓰는 것이 좋다. 나는 메모광이면서 비교적 편지도 자주 쓰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에게서 뭔가를 받으면 그날이 지나기 전에 감사의 편지를 쓴다. 익숙해지기만 하면 편지를 쓰는 일도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주변에 늘 예쁜 편지지와 봉투, 엽서를 마련해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써보자 고작 서너 줄이라도 상관없다. 상대를 생각하며 펜을 손에 쥐고 말을 엮어나가면 그만이다. 상대의 마음을 충족시키고 자신의 뇌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으니 편지 쓰기는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연말이 되면 주거래 은행이나 제약회사 등에서 수첩을 들고 찾아와 나누어 주곤 했다. 나는 늘 수첩을 끼고 사는 편이어서 아주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 들곤 했는데 최근에는 수첩을 가지고 찾아오는 회사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런데 그 까닭이 불황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수첩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무척 놀랐다. 요즘은 스케줄이나 예약사항 등을 휴대전화에 기록하니 종이 수첩의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뇌가 단련되지 않는다. 내가 휴대전화를 잘 다룰 줄 모른다고 하여 편리한 문명의 이기를 낮추어 보려는 것은 아니다. 뇌 생리학적으로 볼 때 휴대전화에 글자를 입력하기보다는 수첩에 글자로 직접 적어 넣는 편이 훨씬 더 뇌를 자극한다. 손가락으로 휴대전화에 글을 입력하는 단순 작업은 뇌에 예리한 자극을 전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직접 글씨를 쓰거나 정리하는 일은 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작업이라서 그때마다 정보가 뇌 속에 있는 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오고 간다. 즉 그만큼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것이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은 뇌를 활성화시키는 추상 개념이다. 인간의 뇌는 말을 사용하게 되면서 빠른 속도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나의 메모 습관은 어려서부터 몸에 밴 것인데 굳이 말하자면 정상 범주를 크게 벗어났다고 할 정도이다. 아무튼 나는 스케줄은 물론 흥미를 가진 내용이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수첩에 적어두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밤마다 침대에 들어가기 전에 수첩을 펼쳐 놓고는 스케줄대로 처리하지 못한 일이나 누락된 행동은 없는지 일일이 점검한다. 이런 행위를 통해 그날 하루를 알게 모르게 되돌아보게 된다. 예부터 학업을 마스터하는 지름길은 반복학습에 있다고 한다. 되풀이함으로써 뇌 속의 네트워크가 보강되고 기억력이나 이해력이 강화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처럼 메모를 확인하는 습관만 있어도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첩이나 메모에는 효용이 한 가지 더 있다. 나중에 다시 읽을 수 있어 뇌의 기억 회로를 덜 피로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수첩에 간단하게 적힌 메모를 읽음으로써 과거에 형성된 기억 회로가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여 그때의 기억이 또렷하게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이때 뇌 회로가 다시 활성화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뇌력(腦力)은 그야말로 무한대이다 예를 들어 기억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기억은 인생 그 자체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어렸을 때 일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으며 여행하며 방문한 세계 각지의 일, 맛있게 먹었던 음식, 신기한 물건, 만난 사람들, 탄 비행기 등에 대해 아주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날마다 새로운 기억이 끊임없이 늘어난다. 물론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잊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내는 일도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기억이란 참으로 믿기 어려운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완전히 잊어버린 줄 알았던 것이 우연한 계기로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하여 까맣게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 친구와 만난 경우를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이름조차 떠올리지 못하지만 차츰 과거에 그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 하나하나까지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런 경우만 보더라도 이미 잊어버린 줄 알았던 일도 사실은 뇌 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기억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컴퓨터 데이터를 하드디스크에 보관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다. 다만 오랜 세월 동안 그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이 없으면 기억 회로에 녹이 슬어 평소에는 기억에서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가도 우연한 계기로 녹이 제거되면 기억 회로는 한순간에 부활하여 과거에 벌어졌던 일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뇌는 참으로 불가사의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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