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유지 편향성
사람들에게는 굳이 의미를 따지지 않아도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습성, 현재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 그리고 변화를 기피하고 가능한 한 게으름을 피우려는 변화 회피 성향을 행동경제학에서는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대체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것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규범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현상 유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을까요? 즉 왜 변화에 주저하는 것 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변화는 사람에게 성공 혹은 실패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그중 어느 쪽을 불러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사람들은 변화를 시도하면 더 나빠질 수도 또는 변화를 시도하고서 후회를 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로 인한 상태가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는 이익보다 지금보다 더 악화될지 모른다는 손실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변화의 이익보다 변화로 인한 손실을 더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재 상황이 특별히 나쁘지 않은 한 본능적으로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디폴트 효과
현상 유지 편향성을 이용한 대표적인 방법의 하나로 디폴트(Default) 전략이 있습니다.
원래 컴퓨터 구동 시 명령어가 사전적으로 정의되어 있는데, 이처럼 자동으로 선택되는 옵션 기본값을 일반적으로 디폴트 옵션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기본값인 디폴트 옵션을 잘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컴퓨터나 스마트폰 배경 화면을 처음 그 상태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과 주거래 은행이 30여 년 동안 바뀌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다양성의 역설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의외로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비교 대상이 너무 많아 혼란스러워지거나 또는 비교 자체가 복잡할 때는 오히려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의뢰로 복잡한 비교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선택의 여지가 많거나 선택이 폭이 넓은 경우에 실패나 후회를 두려워하여 망설임이 생기고 무력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특히 그 선택의 결과가 불확실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합니다.소비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 대안을 준비한 쪽에 훨씬 매력을 느끼는 게 사실이지만 반면에 선택 대안이 너무 많으면 구매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양성은 소비자를 매혹하고 소비자는 기꺼이 거기에 휩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항상 소비자를 만족시키지는 못한다는 것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끝없는 선택과 배제라는 과제는 소비자의 짜증을 유발하게 되며 언젠가는 선택 행위 자체가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전환 비용
소비자들은 역시 한번 사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계속해서 사용하려는 현상 유지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도는 가격 우위뿐만 아니라 이미 들어간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서 기존의 사용하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소비자의 현상 유지 성향들은 일정 부분 전환 비용(swiching cost)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환 비용이란 소비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다른 제품 또는 서비스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전환 비용에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개인의 희생이나 노력 등과 같은 무형의 비용들도 포함됩니다.
달리 설명하면, 우리가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변화를 시도하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바꾼다는 것은 새로운 금전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변화와 교체 과정의 번거로움과 같은 심리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전환 비용이란 개념은 기존 고객의 행동 유지 관점뿐만 아니라 브랜드 전환과 같은 새로운 고객의 유치와 같은 소비자의 행동 변화 관점에서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기회비용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변화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도 전환 비용과 같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반대로 변화를 꺼리며 현상 유지에 연연하는 태도나 행동에도 사실은 큰 비용이 듭니다.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은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하게 된 기회 중에서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하지 않았던 일을 만일 했더라면 실제로 얻을 수 있었던 이익 또는 기회는 선택에서 배제됨으로써 사라진 이익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즉 기회비용도 일종의 손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인간의 심리적 회계장부(mental accounting)에서 종종 외면당하기에 십상인 기회비용을 현금 비용과 똑같이 여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기회비용이란 것은 다소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눈에 보이는 회계상의 비용뿐만 아니라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모든 일의 손익 계산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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