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중요성
사람들은 다소 먼 미래보다 현재, 즉 지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경제학에서도 사람들은 내일보다 오늘 소비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은 미래의 15만 원보다는 현재의 10만 원을 더 높게 평가합니다. 굳이 현재와 미래를 대입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당장 하루를 기다리지 못하고 오늘의 보상에 보다 집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근시안적(short-sighted) 행동 경향을 우리는 '현재 지향 편향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반대되는 상황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
선호의 역전
상황에 따라 사람의 선호도가 변하거나 원하는 대상이 바뀌는 현상을 우리는 '선호의 역전(preference reversal) 합니다.
특히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선호도가 바뀌는 현상을 '선호의 시간적 비 정합' 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무척 기다리고 기대하던 여행이나 모임 약속이 있었는데, 막상 그날이 다가오거나 출발할 때가 다가오게 되면 왠지 내키지 않거나 거기 싫어져서 핑곗거리를 찾느라 고민에 빠졌던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시간과 할인율의 관계
오늘 15만 원을 받을지, 아니면 1년 후에 16만 원을 받을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여러분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요? 사람들은 미래보다 오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늘 자신을 당장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편 구매나 선택을 뒤로 미룰 때 사람들은 이자와 같은 보상을 받으려 합니다.
이와 반대로 미래의 것을 지금 받으려고 한다면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할인율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재화에 대한 미래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기 위한 비율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할인율이 시간이 지나도 일정하다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수형 할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시간의 짧고 김에 따라 적용하는 할인율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사람들은 가까운 미래의 보상을 평가할 때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지만, 먼 미래에 대한 보상을 평가할 때는 낮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쌍곡형 할인(hyperbolic discounting) 부릅니다.
사람들은 오늘과 내일 그리고 모레처럼 곧 다가올 시간의 일에 대해서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할인율이 높다는 말은 오늘보다 내일 또는 모레의 가치를 크게 낮추어 평가한다는 뜻으로 이로 인해 가까운 시간 범위 안에서는 현재 지향 편향성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람들은 먼 미래의 일에서는 낮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50일 후와 51일 후의 상황에서는 하루 차이가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처럼 시간에 따라 적용되는 할인율이 변화하는 것을 '쌍곡형 할인'이라고 합니다.
이를 조금 쉽게 정리하면, 임박한 3일 차이는 신경이 덜 쓰인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라 임박한 시간의 일에서는 눈앞의 보상을 과대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는 역설적으로 나중에 받게 될 보상은 과소평가하는 편향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처럼 곧 다가올 시간 또는 현재 눈앞에 있는 보상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여 과대평가하게 되고 반면에 미래에 받을 보상을 과소평가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미래를 위한 보상을 선택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당연히 쌍곡형 할인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현재의 만족을 희생시켜가며 미래를 준비하는 소위 '희망 고문'을 선호하지 않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원근범의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숲 전체를 보게 되지만, 거리가 가까울 때는 바로 앞에 있는 큰 나무에 가려 숲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이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50일과 51일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51일 후의 보상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과 내일은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내일의 보상이 오늘의 보상에 가려져 사람들은 내일의 보상을 확실히 인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오늘만 먹고, 마시고, 놀고, 쓰고 내일부터는 다이어트하고, 공부하고, 저축하면 할 거야!'라는 결심 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 이면에는 건강한 몸, 좋은 직장, 자산 형성 등과 같은 나중에 받을 보상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큰마음을 먹고 결심한 금연과 다이어트가 작심삼일에 그치고 마는 사람들의 행동들 역시 사람들이 먼 미래에 일어날 일 보다 현재의 즐거움과 행복과 같은 보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쌍곡형 할인의 영향을 받는 현재 지향 편향성의 탓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먼 곳을 바라보는 사람의 능력은 생각보다 많이 왜곡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사람들은 미래의 즐거움을 원래보다 더 축소하여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의 보상이 사람들을 움직인다.
사람들은 눈앞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게, 매일 과음을 하는 사람들에게 먼 미래에 암에 걸려 죽을 수 있다는 충고는 쌍곡형 할인에 영향으로 인해 무척이나 현재 지향 편향성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지향 편향성과 쌍곡형 할인 이론은 먼 미래의 보상보다 눈앞에 보이는 지금 당장의 보상이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명확히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시간 해석 이론(temporal construal theory)은 쌍곡형 할인에 기반하여 사람이 어떤 대상의 가치를 평가할 때에 그 대상을 마음속으로 해석하고 그 해석에 따라 평가와 선호가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시간 해석 이론에서는 미래라는 시간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근거리 미래(near future)'이고, 다른 하나는 '원거리 미래'입니다. 여기서 근거리 미래는 바로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시간 또는 일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원거리 미래는 현재 상황에서 먼 미래의 시간 또는 일을 의미합니다.
시간 해석 이론에 의하면, 근거리 미래의 경우에 사람들은 과정 중심의 사고의 관점을 가지고 어떠한 일의 실현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원거리 미래의 경우에는 결과 중심의 사고의 관점을 가지고 어떠한 일의 바람직 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즉 사람들은 근거리 미래와 관련된 상황에서는 그 일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가의 관점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며 그에 따라 선호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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