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스토리텔러 기업가를 만나고 싶다면 스콧 해리슨(Scott Harrison)을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해리슨은 기억에 남는 위대한 이야기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함과 감정적 고리, 강한 흥미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추구하는 명분을 더 널리 퍼트리는 매개체다. 스콧 해리슨은 보수적인 기독교인으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성인이 되자마자 반항을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가자 머리를 기르고 밴드에 합류하고 술을 마시고 대마초를 피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앞선 17년의 삶은 상당히 달랐다. 그가 네 살이었을 때, 그의 어머니가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는 사고를 당했다. 가스 누출로 그의 어머니는 엄청나게 몸이 상했고 혼자서는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어머니를 돌보고 아버지를 도와드리고 교회에 가고 규율을 따르는 착한 아이로 보냈다. 다행히도 그의 어머니는 몇 년 후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했다. 당시에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확실히 몰랐지만 지금은 가족이 가졌던 믿음과 소망 때문이었다고 해리슨은 믿고 있다. 술과 대마초에 찌든 대학 생활을 보낸 해리슨은 졸업 후에도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딱히 없었다. 그러다 나이트클럽 홍보 담당자로 일하게 됐는데 거기서 의외의 적성을 찾게 된다. 그는 클럽에서 파티를 여는 일에 탁월한 소질이 있었다. 그는 바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모이도록 할 수 있었고, 사람들을 구슬려 20달러짜리 보드카에 500달러를 쓰도록 만들 수도 있었다. 해리슨이 이런 일을 워낙 잘하다 보니 주류 브랜드들도 그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는 곧 대중 앞에서 바카디를 마시거나 파티에서 버드와이저를 마시면서 주류 회사로부터 매월 2,000달러를 받게 됐다. 그 후 10년간 해리슨은 MTV, 바카디, 엘르 같은 회사들을 위해 뉴욕에서 화려한 파티를 계속 열었다.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지는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나쁜 것들을 다 섭렵했다. 어쨌든 그래도 그는 자신의 일에서는 성공을 거뒀다. 그러던 중 28번째 생일에 다녀온 남아프리카 여행이 그의 삶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그날은 바로 2004년 새해가 시작되기 전날이었고, 그는 늘 그랬듯이 시중드는 사람들이 딸린 고급 주택에서 여러 사람들과 정신없이 파티를 벌이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아프리카 여행 중에 읽으라며 건네준 종교 서적을 발견하게 됐다. 이유를 설명할 순 없었지만 해리슨은 마지못해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책은 그에게 어린 시절에 받았던 종교적인 가르침을 상기시켰고 완전한 놀라움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그 책은 대놓고 그를 모욕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감정적, 도덕적으로 가장 타락한 사람이 됐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진정한 자신이 아니었고, 그가 되고 싶었던 사람과 정확히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그날 이후 뉴욕으로 돌아온 해리슨은 자신의 사람에 변화를 가져오기로 결심했다. 그는 나이트클럽을 떠나 진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목적으로 다양한 인도주의 단체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느 단체에서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자신이 좋은 일을 하도록 고용해줄 누군가를 찾던 중,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가서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도주의 단체 소속 의료 선박인 머시십(Mercy Ships)을 알게 됐다. 그들은 해리슨을 내치지 않았고 그렇게 그는 머시십에 합류했다. 그것이 삶을 바꾸기 위한 진정한 첫 발걸음이었다. 해리슨은 머시십의 사진기자로 일하며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새로운 일 덕분에 해리슨은 지구상에서 삶의 조건이 가장 열악한 곳들의 심장부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해리슨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현실적이었다. 삶을 바꾸겠다는 굳은 다짐도 잠시 일주일 만에 배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결국 배에 남았다. 그리고 배는 해리슨이 결코 몰랐던 세계로 그를 안내했다. 그는 일을 하며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사회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지역사회에는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만 있어도 쉽게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질병과 질환들이 넘쳐났다. 그리고 이런 고통과 질병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그 지역사회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마시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깨끗한 물의 부족이 그 세계 사람들이 직면한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사실은 그의 내부에 있는 무엇인가를 깨어나게 했다. 그는 스스로 낭비한 10년을 절박하게 보상하고 싶었고 그래서 남은 날들을 봉사하는 삶으로 채워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명은 더러운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 어떤 사람도 그 어떤 아이도 병들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더러운 물을 마시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심이 피어난 순간이었다. 여전히 머시십에서 일하던 중 그는 잠시 뉴욕에 왔다 들른 클럽에서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클럽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가 그를 위해 16달러짜리 마가리타를 사준 것이었다. 그는 머시십에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수없이 목격했던 만큼 처음에는 술 한 잔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쓴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하지만 이내 홍보 담당자로 일했던 사고가 작동했고 그것에서 기회를 봤다. 술 한 잔에도 16달러를 쓰곤 하는 자신의 친구들이 그 금액으로 아프리카에 있는 한 마을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엄청난 일을 알게 된다면 얼마를 쓰려고 할지 상상해 보자! 그는 머시십에서 1년간 더 일했고 뉴욕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자신의 31번째 생일 파티를 여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친구들에게 술을 사주거나 선물을 가져오는 대신, 파티 참석비로 20달러를 내달라고 부탁했고, 그 돈이 아프리카 우간다에 있는 피난민 캠프에 우물을 파는 데 보내질 거라고 말했다. 그날 밤이 샐 때까지 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1만 5,000달러를 모았다. 그 돈은 우간다 북부의 한 피난민 캠프에 새로운 우물 세 개를 파고, 고장 난 우물 세 개를 고치는 데 모두 사용됐다. 그 캠프에는 3만 가구의 난민 가족들이 살고 있었고 깨끗한 물은 거의 없었다. 그날 밤 그렇게 채리티 워터(Charity : Water)가 만들어졌다. 해리슨의 31번째 생일 파티는 2006년 열렸고, 그때 이후 이 단체는 5만 명의 개인에게서 9,5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으며 24개국에서 진행된 1만 7,000개가 넘는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도왔다. 지금까지 채리티 워터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의 숫자는 1,000만 명이 넘는다.
2023.01.02 - [경제학/경제학이야기] - 넛지를 통해 배운 저축 늘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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